발명 보상금에 로또보다 높은 세금?

발명 보상금에 로또보다 높은 세금?: 2024.07.23 14:51 입력

정현권 전문위원 kpaa@kpaa.or.kr

<div align="" style=""><table _id="news_image" border="0" cellpaddin="0" cellspacing="0" align="left" style="border: 1px solid rgb(210, 210, 210); margin-right: 12px; margin-bottom: 15px;"><tbody><tr><td><div style="margin:8px"><img alt="발명 보상금에 로또보다 높은 세금?" src="http://kpaanews.or.kr/PEG/17217138020733.jpg" width="280" align="absmiddle"></div></td></tr></tbody></table>“특허제도는 천재의 불꽃에 보상이라는 기름을 붓는다.”(The patent system added the fuel of interest to the fire of genius) 창조적인 생각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특허로 보호해 부와 명예를 줘야 한다는 링컨의 명언이다. 워싱턴DC 국립초상화박물관(NPG) 입구에 새겨져 있다. 오하이오강을 오가는 배의 잡역부로 직접 특허(6469호)를 만들고 변호사 시절 발명과 특허강의까지 다닌 링컨은 특허대통령으로 불린다. 미국의 대성장시대는 링컨이 다진 특허 제도에서 시작됐다. “나는 일본을 사랑했지만 일본 시스템에는 실망했다. (중략)기술자들이여 일본을 떠나라!”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캠퍼스(UCSB) 교수인 나카무라 슈지가 예전 일본을 떠나올 때 남긴 말이다. 인색한 발명 보상을 꼬집을 때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이다. 그는 1979년 무명 벤처기업 니치아화학에 입사해 열악한 조건에도 연구에 매달려 대기업도 쩔쩔매던 청색 LED를 발명했다. 모니터, 스마트폰, 신호등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회사는 약 80개 특허를 일본과 미국에 등록했고 연간 매출 3억8300만달러(약 463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정작 그에게 돌아온 보상은 고작 2만엔(약 20만원)과 과장 승진이었다. 좌절한 그를 2000년 UCSB가 파격적인 조건을 들어 교수로 영입했다. 미국에서 자리잡아 2014년 노벨상 물리학상을 수상해 꽃을 피웠다. 직무발명 보상금 제도는 특정 기술을 발명한 종업원이 특허 받을 권리를 회사에 승계(이전)하는 대신 일정 금액으로 보상받는 제도이다. 이런 직무발명 보상제도가 우리 세법에 막혀 발명 의욕을 꺾고 있다. 원래 직무발명 보상금은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전액 비과세 대상이었다. 연구 성취동기와 기업효율을 높이려는 취지였다. 2016년 소득세법 개정이 이뤄져 직무발명 보상금은 이듬해부터 근로소득에 편입됐다. 당시 행정소송까지 제기돼 대법원에서 직무발명 보상금을 기타소득으로서 비과세 대상이라고 최종 판시했음에도 소용없었다. 현재 연간 700만원까지만 비과세 대상으로 적용된다. 현행 소득세법에서도 산업재산권을 양도·대여한 대가로 받는 금품을 엄연히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직무발명 또한 특허 등록을 받았거나 받을 권리로서 산업재산권에 해당하기에 기타소득으로 분류해야 마땅하다. 군사정권시절에도 과학기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직무발명 보상금에 세금을 매기지 않았다. 20억원짜리 로또 복권에 당첨되면 기타소득 30%로 세금 6억원을 내는데 직무발명 보상금 20억원에는 근로소득세 41.5%가 누진 적용돼 8억원 낸다면 누가 이해하겠는가. 실제 무선통신 데이터 오류 수정과 관련된 특허기술을 기관에 이전해 보상금 23억5000만원을 받은 연구자가 세금과 4대 보험료 포함해 13억원을 통보 받은 사례도 전해진다.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비례)이 최근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해 전액 비과세를 추진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과도한 세부담이 발명 의욕을 꺾는다는 과학기술계와 변리사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 드디어 국회가 움직였다. 만시지탄이지만 옳은 일이다. 과세가 지나친 나머지 발명 보상금을 낮춰 연구비 등으로 보전하거나 우회 경로로 절세를 모색하는 풍선효과마저 생겨나는 현실이다. 기업으로선 명심할 점이 있다. 기술 개발에 기여하지 않은 대표이사가 공동 발명자로 이름을 올려 회사 돈을 편취하는 식으로 더 이상 세무당국에 빌미를 줘선 안된다. 대표이사가 발명자라면 과도하게 본인 보상금을 책정하는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등록 특허 13만5000여건 중 법인의 직무발명 특허는 11만9000여건(88%)이다. 발명보상금은 우수 특허기술을 확보하는 대표적 인센티브이다. R&D 예산 삭감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과학기술계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국회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처리하길 바란다. 모처럼 민생을 돌볼 기회이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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