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be” or “may be”, 계약해석을 통해 특허실시권자의 로열티지불의무를 결정한 영국 항소법원

“will be” or “may be”, 계약해석을 통해 특허실시권자의 로열티지불의무를 결정한 영국 항소법원: (영국/웨일즈 항소법원) 라이선스계약의 해석 (2024.2.9. 선고)1); 2024.09.24 09:14 입력

대한변리사회 kpaa@kpaa.or.kr

본 사건 법원은 라이선스계약의 모호한 문구를 해석하기 위하여 영국법상 계약해석의 일반원칙을 적용하고 계약문구 외 당사자 간 협상내용, 미국특허법 상 특허남용이론 등을 참고하여 실시권자의 로열티 지불의무의 범위를 판단하였다. 김양호 미국변호사(한국지식재산보호원) 1. 사건의 경과   <o:p></o:p> 가. 2012년 10월, Astrazeneca UK Limited (“AZ”)와 Tesaro, Inc. (“Tesaro”)는 계쟁특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쟁특허는 PARP 억제제2)로 알려진 약물계열의 기존 화합물을 사용하는 2차 의료용도 또는 치료방법에 관한 것이며, 그러한 약물 중 하나는 니라파립이다.   <o:p></o:p> 나. 2017년, Tesaro는 미국식품의약청(FDA)과 유럽의약품기구(EMA)로부터 여성의 난소암, 난관암 및 원발성 복막암 치료제로써 Zejula라는 브랜드명으로 니라파립을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 승인을 받았다. 이후 라이선스계약에 따른 로열티 납부의무의 범위에 대해 이견이 생겨 AZ가 Tesaro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   <o:p></o:p> 다. 2023년 4월, 1심 영국 및 웨일즈 고등법원은 라이선스계약에 따라 암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 니라파립의 전체매출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판결에 따르면, Zejula가 암 치료제 외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계쟁특허가 하나라도 등록된 모든 국가에서 판매된 Zejula의 전체매출이 로열티지불대상이다. Tesaro는 이에 항소하였다.   <o:p></o:p>2. 배경사실   <o:p></o:p> 가. 계쟁특허의 청구항들은 PARP 억제제가 DNA 복구를 위한 상동재조합 (homologous recombination, "HR")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암 치료제로써 단독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발견에 근거하는데, 암 세포가 상동재조합을 수행할 수 없는 세포 (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HRD")인 경우 PARP 억제제 투여의 결과로 발생하는 DNA 손상은 복구되지 않아 암세포가 죽게 된다.   <o:p></o:p> 나. 2012년, Tesaro는 (i) BRCA1 또는 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HRD일 가능성이 높은 환자, (ii) BRCA1 또는 BRCA2 이상이 감지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HRD일 가능성이 높은 환자, 그리고 (iii) 더욱 광범위하게 HRD로 확인되지 않은 환자에게까지 치료제로써 니라파립을 사용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 사례는, Tesaro도 인정한바와 같이, 계쟁특허의 청구범위에 읽힐 가능성이 높으며, 두 번째 사례의 경우 특허침해여부가 불분명하였다. 화학요법과 함께 니라파립을 사용하는 세 번째 사례에 대해서는 특허침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어졌다.   <o:p></o:p> 다. 라이선스계약 당시에는 니라파립의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었다. 진행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였지만, 니라파립이 기대했던 대로 수익성 있게 개발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o:p></o:p>3. 주요 계약내용   <o:p></o:p> 가. 로열티 지불의무 (5.3조) “... TESARO shall pay to AstraZeneca ... a royalty of [a specified percentage] of the aggregate Net Sales of Licensed Products in the Territory ... ”   <o:p></o:p> 나. Licensed Product의 정의 (1.29조) “... “Licensed Product” is defined ... as “any product ... that contains the Compound ...”.   <o:p></o:p> 다. Compound (“화합물”)의 정의 (1.11조) “TESARO’s PARP inhibitor compounds niraparib ... the use of which may be claimed or covered by, or the Exploitation of which may be claimed or covered by, one or more of the Licensed Patents.”   <o:p></o:p>4. 쟁점 및 법원의 판결   <o:p></o:p> 가. 쟁점   <o:p></o:p> 본안 사건의 주요 쟁점은 라이선스계약 5.3조에 따른 Tesaro의 로열티 지불의무의 범위에 관한 것이며, Tesaro는 로열티 지불의무가 계쟁특허의 청구범위에 속하는 용도 또는 치료 방법으로 사용되는 Zejula의 판매에 한한다고 주장하고, AZ는 계쟁특허의 침해여부와 무관하게 Zejula의 전체매출에 대해 로열티를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o:p></o:p> 나. 1심 영국 및 웨일즈 고등법원의 판결   <o:p></o:p> (1) 계약당사자들이 계쟁특허의 청구범위에 속하는 용도 또는 치료방법으로 사용되는 니라파립의 판매에 한하여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의도했다면 화합물을 정의함에 있어 “(특허에 커버)된다 (is)” 또는 “(특허에 커버)될 것이다 (will be)”라는 문구를 사용해야 했으나, 본안 사건 라이선스계약에서는 “(특허에 커버)될 수 있다 (may be)”는 문구를 사용한 것에 미루어, 청구범위와 상관없이, 니라파립의 전체매출이 로열티 부과대상이라고 보았다.   <o:p></o:p> (2) 니라파립의 사용목적을 암치료제로서의 용도와 탈모치료제 등 기타 용도로 구분하고, 라이선스계약에 따라 암치료목적으로 사용된 니라파립의 전체매출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해야한다고 판시하였다.   <o:p></o:p> 다. 항소법원의 판결   <o:p></o:p> 항소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라이선스계약에 따른 로열티 지불의무의 범위는 계쟁특허의 청구범위에 속하는 용도 또는 치료방법으로 사용되는 Zejula의 판매에 한한다고 주장한 Tesaro의 해석이 옳다고 판결하였다.   <o:p></o:p> (1) 라이선스 허여 및 로열티 지불의무에 관한 조항에서 공히 “화합물”에 관한 정의를 참조하므로 라이선스 허여 범위와 로열티 지불의무 범위는 “화합물”의 정의에 따라 정해질 것인바, 1.11조의 (이탤릭체로 강조된) 문구는 라이선스 범위를 계쟁특허의 청구범위와 일치시키려는 의도라고 보았고, 로열티 지불의무의 범위도 같은 맥락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o:p></o:p> (2) “화합물”을 정의함에 있어 “될 수 있다 (may be)”는 표현은,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장차 일어날 일을 의미하는 것이며, 당시에 1) 계쟁특허가 등록될 것인지, 등록된다면 어떤 청구범위로 등록될지 확실치 않았고, 2) Tesaro의 계쟁특허 활용은 기약이 없었으며 니라파립이 성공적으로 개발되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미래형 시제를 사용한 것은 이해할만 하다고 판단하였다.   <o:p></o:p> (3) 항소법원은 계약의 문구가 하나는 합법적이고 다른 하나는 불법적인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 경우 전자의 해석이 선호된다는 법언3)을 소개하고, Tesaro의 주장대로 로열티 지급범위가 계쟁특허의 청구범위에 속하는 용도 또는 치료방법으로 사용되는 니라파립의 판매에 한정된다고 해석하면 미국법상 특허권 남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하였다. 반면, AZ의 해석에 따라 니라파립의 전체매출에 대해 로열티를 납부해야 한다고 본다면, 상호 필요 (mutual convenience)에 의해서 그렇게 합의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특허권 남용에 해당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Tesaro의 해석이 선호된다고 설시하였다.   <o:p></o:p>5. 시사점   <o:p></o:p> 본안 사건은 특허라이선스계약을 작성함에 있어 각 당사자의 의도를 반영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일관된 내용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각성시키고 있다. 특히 로열티 관련 조항과 용어는 라이선스계약에서 수십 번 인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o:p></o:p> 계약당사자들은 분쟁의 소지가 있는 이슈가 잠재하고 있음을 인지하더라도, 막상 분쟁이 발생하면 모든 사실관계가 드러나 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초안을 작성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본안 사건에서처럼 라이선스 제품이 2차 의료용도 청구항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경우4) 이에 대한 계약상 확인방법을 규정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고, 설사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또는 반대로 너무 복잡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계약문구 외에 로열티 납부방식에 대해 합의에 이르게 된 당사자 간 협상내용 내지는 다른 실시권자와의 거래방식 등을 참고하여 계약의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o:p></o:p> 문제는 계약의 ‘해석’ 결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3명의 판사로 구성된 본안 사건의 항소법원 재판부에서 주심인 Arnold 판사는 1심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라이선스계약에 “된다 (is)” 내지는 “될 것이다 (will be)”가 아닌 “될 수도 있다 (may be)”는 문구를 사용한 것에 대하여 정황상 ‘이해할만한 것’이라며 문제 삼지 않았으나, Birss 및 King 판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화합물”의 정의에서 “될 수도 있다”를 해석함에 있어, 특허에 읽히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으면 특허에 커버되는 것이고, 결국 Tesaro의 전체매출이 로열티 부과대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였다. 이것은 판매시점에 어떤 제품이 특허를 침해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감안한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널들은 특허남용 분석과정에서 계약문구의 해석이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 경우 합법적 결론에 이르는 해석이 우선된다는 법언을 특히 설득력있게 받아들이고, 주심의 최종 판결에 동의하였다.   <o:p></o:p> 이렇듯 “될 수도 있다”는 문구를 사용한 것은 Tesaro에게 유리하지 않은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AZ 입장에서 “전체매출에 대해 로열티를 납부하기로 한 것은 상호 필요 (mutual convenience)에 의한 것이다“라는 문구를 추가로 기재했더라면 특허남용 가능성을 낮추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기대와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o:p></o:p> 마지막으로, 영국법원이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라이선스계약을 해석함에 있어 미국특허법상 특허남용에 관한 이론을 적극적으로 참고했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본안 사건에서 이슈가 된 약물계열은 물론이고, 생명과학분야에서 중요한 특허포트폴리오의 대다수가 미국특허를 포함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이 주요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판단된다.  각주>----------------------------- 1) [2024] EWCA Civ 782) 유방암과 난소암 치료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표적치료법의 한 유형으로써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세포 내 단백질인 PARP를 표적으로 삼는다. 암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것을 차단하므로 더 많은 암세포를 만들기 위해 분열하지 못하고 암세포가 죽는 원리이다.3) Lewison, The Interpretation of Contracts (8th ed) at 7.119-7.1254) 2. 배경사실 나.항 참조<div _id="hwpEditorBoardContent" class="hwp_editor_board_content" data-hjsonver="1.0" data-jsonlen="6931"></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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