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 판사의 의약발명 이야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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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판사의 의약발명 이야기 (6): 비아그라 의약용도발명(3); 2015.08.21 13:29 입력

대한변리사회 kpaa@kpa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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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MARGIN: 8px"><img alt="이혜진 판사의 의약발명 이야기 (6)" style="HEIGHT: 192px; WIDTH: 150px" align=absMiddle src="http://kpaanews.or.kr/PEG/14401307266682.jpg" width=200 height=265></DIV>
<DIV style="TEXT-ALIGN: center; MARGIN: 8px" align=center>이혜진 특허법원 판사</DIV></TD></TR></TBODY></TABLE>
1. 들어가며...
 비아그라 사건은 발명의 설명과 관련하여, ① 그 출원 전에 실데나필의 발기성 기능장해 치료 효과에 대한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져 약리데이터의 기재가 필요 없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지 여부, ② 만약 그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약리테이터의 기재가 필요한 경우라면 약리데이터는 어느 정도까지 기재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이에 관하여 우선 그 동안 대법원 판례에서 약리기전이 밝혀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사건을 검토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비아그라 사건인 2013후730, 2015후727(병합) 판례에서는 어떠한 논거에 기초하여 약리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명세서에 약리효과를 확인할 구체적인 기재가 없다고 판단하였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2. 대법원 판례 
가. 약리기전이 밝혀진 경우(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2후2846 판결) 
△ 발명의 내용 : 기관지 확장제와 소염제로 각각 알려진 포르모테롤(β2-효능제의 일종)과 부데소나이드를 병용 투여하여 천식 등 호흡기질환 치료제로 활용하는 효과를 발견한 점에 특정이 있는 의약의 용도발명에 관한 것이다. △ 선행기술의 내용 : 선행 문헌에는 β2-효능제와 소염제의 복합요법이 기관지 확장작용과 소염작용이라는 약리활성에 의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치료 용도로서 사용된다는 점과 β2-효능제의 예시로 포르모테롤, 소염제의 예시로 부데소나이드가 기재되어 있다. △ 판결 내용 : 이 사건 출원발병은 이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의 반복 재현성을 위해 객관적 약리데이터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 기재까지는 필요하지 않은 발명이고,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출원발명은 그 상세한 설명에 이 사건 출원발명의 구성에 의해 달성되는 특유의 효과 및 유효량, 투여방법 및 제제화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출원발명의 상세한 설명은 그 명세서의 기재요건에 위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나. 약리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5후1417 판결) 
 △ 발명의 내용 : 개별적인 약리기전 및 약리효과가 알려져 있던 공지의 물질인 암로디핀과 아토르바스타틴을 병용 사용함으로써 동맥경화증, 협심증 등을 치료하는 데 상승된 효과가 있음을 발견한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의약용도발명에 관한 것이다. △ 선행기술의 내용 : 암로디핀은 칼슘채널차단이라는 약리기전을 통하여 고혈압, 허혈증 등 심장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 아토르바스타틴이 HMG-CoA 환원효소의 억제라는 약리기전을 통하여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과 같은 관상 심장질환의 치료효과가 있다는 사실, 칼슘차단제인 암로디핀과 HMG-CoA 환원효소억제제인 로바스타틴을 병용 사용하는 경우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공지되었다. △ 판결 내용 : 이 사건 출원발명의 우선일 전에 그 개개 활성성분인 암로디핀의 약리기전과 아토르바스타틴의 약리기전이 개별적으로 공지되었다거나 암로디핀과 로바스타틴을 병용하는 경우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공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출원발명의 암로디핀과 아토르바스타틴의 배합물에 관한 약리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명세서에 그 배합물의 약리효과에 관하여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예로 기재하거나 이에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그 약리효과를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비아그라 사건{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후730, 2015후727(병합) 판결} 
△ 발명의 내용 : 공지된 물질인 실데나필을 포함하는 남성 발기성 기능장해의 치료를 위한 경구투여용 제약 조성물로서, ‘발기성 기능장해 치료용도’와 ‘경구투여 용도’를 한정한 것에 특징이 있는 의약용도발명에 관한 것이다. △ 선행기술의 내용 : 실데나필이 PED V에 대한 선택적이고 강력한 억제제라는 점, PDE V에 속하는 효소 중의 하나인 PDE VA 억제제가 다수의 종으로부터 다양한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키는 것이라는 점, PDE VA 억제제인 자프리나스트가 발기부전 치료효과가 있는 점 등이 공지되어 있었다. △ 명세서의 내용 : ‘특히 바람직한 각각의 화합물’로서 실데나필을 포함하는 9종의 화합물이 열거되어 있고, 그 약리효과와 관련하여 본 발명의 화합물은 시험관 내에서 실험되어 cGMP-특이적 PDE V의 강력하고 선택적인 억제제라는 점, 사람에 있어서 특정의 특히 바람직한 화합물을 단일 투여량 및 다중 투여량으로 자원자 연구를 통하여 경구적으로 시험하였다는 점, 지금까지 수행되었던 환자 연구로부터 특히 바람직한 화합물 중 1종이 임포텐스 사람에 있어서 발기를 유발시킴을 확인하였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다.  △ 판결 내용 : 약리기전이 밝혀졌는지 여부에 관하여, 실데나필이 자프리나스트와 PDE V 억제제라는 점에서 공통된다고 하더라도, 자프리나스트의 효과가 조직이나 종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자프리나스트의 효과가 PDE VA 억제제의 일반적 효과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자프리나스트와 실데나필의 구조가 상이하여 실데나필 역시 당연히 자프리나스트와 동일한 발기부전 치료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곤란하므로, 이 사건 정정발명의 출원 전에 PDE V 억제제가 발기성 기능장해의 치료 또는 예방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명세서 기재와 관련하여, ‘특히 바람직한 화합물 중 하나’ 및 ‘특히 바람직한 화합물 중 1종’이 이 사건 정정발명의 ‘특히 바람직한 화합물’ 9종 가운데 어느 화합물을 의미하는 것인지, 또 그것이 이 사건 정정발명의 유효성분인 실데나필인지 여부를 알기 어렵고, 위 각 기재만으로는 어느 정도 규모의 발기부전 환자 집단에 투여하여 어느 정도 비율의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나타났는지에 대하여 알 수도 없으며, 투약 이후 발기부전의 치료효과를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 발기의 강직도, 지속시간 등에 대한 정량적 또는 구체적인 기재도 전혀 없으므로, 이 사건 정정발명의 명세서에는 실데나필에 약리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예나 이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기재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4. 마치며... 
의약용도발명에 있어서 명세서 기재 요건이 다른 발명에 비하여 엄격하게 요구된다. 그 이유는 기계장치 등에 관한 발명에 있어서는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의 구성으로부터 그 작용과 효과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반면, 실험의 과학이라고 하는 화학발명의 일종인 의약용도발명은 그와 같은 약리효과가 있다는 것을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예로 기재하거나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통상의 기술자가 이를 명확히 이해하거나 용이하게 실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약용도발명 사건에서는 명세서 기재 요건이 문제되는 경우 약리효과의 기재가 필요한 사안인지, 만약 약리효과의 기재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까지 기재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일반적으로 다투어지게 된다. 특히 약리효과의 기재 정도에 대하여 대법원은 ‘특정 물질에 그와 같은 약리효과가 있다는 것을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예로 기재하거나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어느 정도까지 기재해야 하는지 논란이 되어왔다. 그런데 ‘비아그라 사건’에서 약리효과에 어떠한 사항을 어느 정도까지 기재하여야 하는지 명시적으로 제시하여 명세서 기재 요건의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